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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광고로만 18조원 벌었다…'네이버의 3배'

탐미유 2020. 2. 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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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경영을 총괄한 뒤 처음으로 내놓은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유튜브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실적이 공개됐다. 투자자들에게 보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지난해 유튜브 광고로만 151억5000만달러(약 18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1위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 6조5934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알파벳, 유튜브·클라우드 실적 최초 공개

알파벳은 3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460억8000만달러, 영업이익이 93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 13%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469억3000만달러, 99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주당순이익은 15.35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12.53달러를 웃돌았다.

알파벳은 이날 이례적으로 유튜브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실적을 함께 발표했다. 두 부문의 매출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벳은 그동안 구글의 광고와 ‘기타’로 나눠 실적을 발표해왔다. 특히 유튜브는 높은 시장 관심에도 불구, 지난 2006년 구글에 인수된 뒤 단 한 번도 실적이 공개된 적이 없었다.

주요 수익원이 구글 검색 및 광고에서 유튜브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으로 서서히 옮겨 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지난해 4분기 유튜브 광고 매출은 47억2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구글의 전체 광고 매출(379억3000만달러)의 12.4%에 달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은 지난 한 해 동안 89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4분기 매출은 2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매출은 연간 58억4000만달러, 4분기 17억1000만달러였다.

루스 포랫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 사업과 향후 기회에 대해 더 나은 통찰력(인사이트)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검색과 유튜브, 클라우드 컴퓨팅 등 더욱 세분화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유튜브 광고 매출 18조원…2년새 2배 급증

시장은 유튜브 광고 매출에 주목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유튜브 광고 매출은 151억5000만달러로 전년 111억5000만달러 대비 36.5% 급증했다. 2017년 81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량 성장했다.

이는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역시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4분기 매출 99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사상 처음 실적이 공개된 유튜브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세가 확인됐음에도 이날 알파벳 주가는 하락했다. 정규장에서 3.5% 상승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에는 5% 가까이 급락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10차례 분기 실적 발표에서 9차례나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파벳이 다소 저조한 실적을 내놓기는 했지만 유튜브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실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새롭게 공개된 이들 실적도 핵심 부문인 온라인 광고 매출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상쇄시키진 못했다”고 평했다.

 

◇피차이 체제 이후 첫 성적표…시장 “좀 더 지켜보자”

이날 실적 발표에서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피차이 CEO 체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성적표였다는 점이다. 꼭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3일,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와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시 구글 CEO였던 피차이에게 알파벳 CEO 자리를 물려줬다. 피차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브린이 맡고 있던 사장직은 아예 없애버렸다.

페이지와 브린은 피차이를 “알파벳 설립 이래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운 뒤 “회사를 한 사람에 비유한다면 구글은 이제 21세 청년이다. 이제 동굴에서 빠져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변화를 주도할 인물로 피차이를 낙점하고 그에게 전권을 일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날 알파벳이 시장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놓긴 했지만 피차이가 알파벳 CEO를 맡은지 아직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그의 경영 성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피차이가 회사 경영에 있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알파벳은 여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유일하게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정치권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치열한 경쟁은 광고 수익 등 실적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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